전술핵을 대한민국에 배치하는 순간, 북한에게 핵을 폐기하라고 설득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모두들 알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했던 당사국이 스스로 핵보유를 자행한다는건 국제사회의 비난여론도 감당할 수 없게된다.

하지만, 전술핵배치 주장측에서는 북한에게 핵을 함께 폐기하자는 지렛대로 우리의 전술핵배치를 주장하는데...

토론내용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전술핵배치의 가부는 우리정부의 결정보다도 미국의 결정이 중요함에 패널들이 동의하지않았는가..

반대로 말하자면 북한에게 '우리함께 핵을 폐기하자'고 설득하려고 해도 미국이 이미 대한민국에 배치된 전술핵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대한민국은 아무런 협상권을 갖지못하게 되는것이다.

오히려 핵문제해결에 아무런 결정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대한민국은 협상에서 배제되고, 북한은 핵배치, 사용, 통제의 권한을 독점한 미국하고만 협상하려 할것이고, 이런 역학관계야 말로 코리아패싱, 통미봉남의 끝판을 보여주는 외교안보의 대참사가 발생한다.

동북아시아 열강 국가들의 안보문제가 걸려있는 북한 핵문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으로 대응할것이 아니라, 북핵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주변국들이 함께 북한에게 압력을 가하든, 경제원조와 교류협력이라는 회유책을 쓰든 다자간의 외교협상으로 풀어야한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노무현참여정부가 주변열강들을 협상으로 끌어들여 6자회담을 추진하고, 그 결실로써 북한이 스스로 핵을 완전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받아낸 '919 공동성명'이 우리앞에 또다시 닥친 북핵위기를 어떻게 풀어야하는지를 보여준다.

전술핵배치는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자극하여 동북아시아를 군비경쟁의 화약고로 몰아넣고,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지도 못하면서 우리스스로만 고립을 자초하는 최악의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