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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8 종영 https://tv.jtbc.co.kr/eundonga

 

시청자 의견

여백은 이야기를 만든다.....

UNKNOWN 이***** 2015-10-05 AM 1:22:04 조회 783 추천 6

 

https://youtu.be/jbrO65Ikuo8  (링크 먼저 누르시고 글 읽어주세요^^)

 

벌써 10월이네요... 이제.. 정말 가을입니다...다들 잘 지내시죠^^?

종영한지 두달 넘게 지나버려서... 이젠 방송국 홈페이지 소개창에서도 사라진 드라마의 게시판에 들어오셔서...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라면... 아직 현수, 은동을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하는... ‘사랑하는 은동아라는 드라마를 정말로 아끼시고 사랑하시는 분이겠죠?....

 

- 아마도 우린... 변해 있겠지?

- 아니.....우린 안 변할거야..

- ...정말?.....

- 그럼...우린 변함없이 함께 있을 거야.....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은동아는 존재의 의미와 그 사이의 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는데요...

또한, 현실의 사랑앞에서 심장이 말하는 소리를 애써 외면하며...자기가 자기자신을 속이고 있는지도 모를 현실의 우리들에게.. 본연의 진실하고 솔직한 자기자신을 찾으라고 계속해서 말하는 드라마라고도 생각됩니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영화 보시고 글 읽으세요^^...영화 내용이 너무 많이 나와서...쿨럭)

 

 

 

 

冷靜情熱のあいだ(냉정과 열정사이)

나에게는...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아오이라고 하는 한 여자를.. 나는 언제까지나 잊지 못하고 있었다..” 라는 준세이의 나래이션으로 시작되는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개인적으로 해마다 이 맘때쯤이면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온 세상이 밀레니엄으로 들떠있던 20세기의 마지막 가을에.. 전 이태리를 배낭여행중이었어요... 로마, 나폴리, 베로나, 베네치아, 밀라노... 근데, 다른 어떤 도시들보다 피렌체가 너무나도 맘에 들더군요...왠지 모를 차분함, 포근함이 느껴지는.. 아름답고도 친숙한 느낌의 도시였거든요....중세시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도시 피렌체.... 제 기억속의 피렌체도 언제나 20세기의 가을의 피렌체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이젠 너무나 유명해져버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들의 성지...피렌체....  피렌체가 이렇게 유명해진 데에는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해요... 2000년대 초반  개봉 당시 20대사이에서 이 영화를 안보면 대화가 안 될 정도였거든요...

 

... 지금에서야 말씀드리지만...사실 사랑하는 은동아를 보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영화는 냉정과 열정사이였어요..

촬영기법, 영상연출등의 외형적인 표현에서는 홍콩영화 왕가위 감독 스타일이 많이 느껴졌지만..... 주인공들의 내면 감정선의 흐름과.. 그 표현방식에 있어서는 냉정과 열정사이가 자꾸만 떠올랐어요.. 개인적으론 드라마에 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구 생각되구요...

그리구, 이 영화에서 준세이역의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정말 멋있게 나오죠... 이배우...주진모씨와 정말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죠...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배우이구요..

근데, ....이 영화를 보면 볼수록... 이 영화에서만큼은.... 아오이를 연기한 진혜림에게 자꾸만 더 눈이 가더군요... 차갑기만 할 것 같은 외모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여리고...따스한 심장을 가진 아오이를 ..정말 잘 연기했다고 생각해요.....

 

현수가 은동에게 쓴 편지.......준세이가 아오이에게 쓴 편지....

사랑하는 은동아냉정과 열정사이모두 남자 주인공이 쓴 손편지와 함께 보여지는 부분이 정말 중요하고도 큰 감동을 주는데요...

은동이 현수의 편지로 인해 기억을 되찾게 되는 것처럼.. 준세이의 편지에서 아오이는 자신이 몰랐던 준세이의 진심을 확인하게 되죠... 준세이는.. 아오이가 준세이와 만나기 훨씬 전부터 아오이를 지켜봐왔으며...아오이가 항상 혼자라는 걸 알고 있었고... 혼자 있는걸 견뎌내는 무척 강한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오이를 만나며 그녀를 알아가게 될수록...실은 아오이는 너무나 고독해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해..다른 사람에게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렀던 것임을 알게 되죠....

 

진심으로 사랑했지만...서로간의 오해로 인하여 이별하게 되고.. 이 후, 몇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서로의 뒷모습만 보고도 그가 준세이임을.. 또 그녀가 아오이임을 한눈에 알아보는 아오이와 준세이.... 서로 사랑했던 과거을 가슴으로 기억하고 지금도 서로를 원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만남으로 인해.. 또 다시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냉정함으로 서로의 진심을 숨기는...사랑앞에서 서로에게 직진하지 못하는 준세이와 아오이... 하지만 10여년전... 10엔과 우산을 건네줄 때처럼... 진심을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먼저 다가와 주기를 서로가 간절히 바라고 있었으리라 생각해요...

 

10년전의 약속을 지키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난 두 사람.... 자신에 대한 준세이의 마음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아오이는..... 그 약속을 잊지 않고 10년동안 줄곧 기억하고 있었다는 준세이의 말에....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을 것 같아요...

그리구, 아오이도 은동이처럼 꼬리 90개달린 여우였던거죠... 은동이처럼 미리 큰 그림을 그려놓구선 준세이를 만났던....음악회에서 첫키스때 들었던 첼로 연주곡을 연주해달라는 부탁까지 미리 해 놓구서.....

그리구, 자신의 열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냉정함으로 자신을 가장한 채.... 그 다음은 준세이의 선택에 앞으로의 두 사람의 운명을 맡긴 거겠죠,,. 비록 그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기로 하고.....

10년전엔 같은 곡의 같은 부분에서 항상 실수하던... 첼로를 연주하던 그 음대생...

과거에만 머물렀던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도 그렇게 서툴렀음을 의미하겠죠?...

하지만, 실수하기만 했던 그 음대생이 그 첼로 연주곡을 계속 노력하고 연습해서 이젠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처럼...

10년동안 냉정과 열정을 오갔던 두 사람의 사랑도 이젠.. 같은 부분에서 더 이상 어긋나지 않으며... 더 이상 서툴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의 밀라노 기차역에서 준세이와 아오이의 만남... 자신을 발견한 아오이에게 손을 두 번 구부려 인사하는 준세이... 이건 아오이가 인사할 때 버릇이거든요.... 10년의 시간동안 준세이는 아오이가... 아오이는 준세이가 되어있었던 거죠....

둘의 사랑에 있어서... 과거를 상징하는 피렌체를 떠나.. 현실을 상징하는 밀라노에서 기적적으로 다시 마주한 준세이와 아오이.....

기억이 돌아와 본래의 지은동으로 돌아간 은동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처럼... 과거를 그리워하며 과거에 얽매여 있던.. 중세회화 복원사인 준세이도.... 이젠 현재를 살아가며...더 이상은 복원사가 아니라.. 아마도 자기자신의 그림을  그려가는 아가타 준세이라는 화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장면은 사랑하는 은동아마지막회에서 은호가 춘천에서 13세의 은동이를 만나는 장면과 비슷한 느낌인데요,,.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의 추억을 상징하는... 둘이 항상 만나기로 약속하던 찻집, 처음으로 마주쳤던 중고 레코드가게가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듯이.....

20년전 현수가 은동이를 처음으로 찾아가서 만났던 장소이고.. 두 사람의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던 은동이네 집앞 골목길도 없어져....이젠...아파트 단지로 변해있었죠... 둘만의 추억은 영원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아니었죠....

근데.....놀랍게도... 그 공간이 예전의 그 골목길로 변하며....은호는 13살의 은동이를.. 기적적으로 만나게 되죠...아직 13살의 어린 나이지만...너무 빨리 세상을 알아버려.. 고독하고도 냉정하기만 하던 은동이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열정을 가지게 되고...그에게 예쁘게 보이려 몸단장을 하고...그리구, 자신의 열정을 그에게 고백하려.. 그가 준 운동화를 신고 처음으로 먼저 그를 만나러 가는 용기를 내서 집앞 골목을 나서던....바로 그 때의 은동이를.....

그 순간...은호는 알 수 있었겠죠....비록...다른 모든건 변해버렸지만....자신을 향한 은동의 마음과 열정..  믿음만은 변한 적이 없었고..... 잠시 자신이 냉정을 선택하더라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으리란 것을...

 

...냉정과 열정사이엔 무엇이 있을까요?.... 서로 완벽하게 평형을 맞추고 있어서 티끌만큼의 감정의 무게만 어느 한쪽으로 더해져도...그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는 냉정과 열정의 저울대.....

모든 열정이 타버리고 없어졌을 때 남는 냉정이라는 감정....

그런 냉정이 다시 녹아버려 없어지게 하는 열정이라는 감정......

머리와 심장은 그렇게 가깝게 있는데...이 두 감정사이의 여백은 왜 이리 크게만 존재할까요?

...여백은 스토리를 만든다고 하죠... 감정과 시간의 여백에서 준세이와 아오이가... 그리구 현수와 은동이 만든 이야기는 바로... 널 사랑했다는 것...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널 사랑한다는 것..그리고 앞으로도 널 사랑할 것이라는 것...’ 이겠죠....

그렇듯....냉정과 열정사이엔... 현실의 또다른 수많은 준세이와 아오이.. 그리구 현수와 은동이들의 이야기들이 있겠죠....

이 가을....우리들은 냉정과 열정사이의 그 여백에.. 어떤 이야기들을 그려가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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