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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강 김광현 교수] yh2840895님 질문 - 건축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18-07-16 PM 8:28:31 조회 1346

ID yh2840895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김광현 교수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yh2840895님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3학년 이훈이라고 합니다. 질문이 있는데요.

건축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건축가가 제 꿈이라서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 답변 】 - 김광현 교수

아주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 군이 정말 건축가가 되려고 한다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소망도 중요하지만, 건축을 요구하는 사회의 여러 조건에 큰 관심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건축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만 하더라도 현대건축의 영역은 초고층, 지하건축, 대규모의 구조, 인텔리젼트 빌딩과 같은 설비의 고도화, 재료와 부품 등 다양한 방면에서 급격한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건축은 도시화와 고밀화, 지역개발과 같은 사회적 요구와 관련이 깊어졌고, 이에 따라 환경과 자연보호라는 지구 규모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건축은 개발 형태, 사용 재료, 생활 형태 등 모든 방면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어 갈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문화적인 측면으로는 기능만을 우선으로 하던 고도 경제성장이 비판을 받게 됨에 따라, 인류의 역사와 지역의 전통에 뿌리를 내린 건축을 도시에 뿌리내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 건축은 건축말고도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의학, 지리학, 조경학 등 다양한 분야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자, 이 훈의 “꿈”은 이 글의 어디에 속해 있는 것 같습니까?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나면 이런 일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학은 사물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양적인 관계를 중시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기능이나 목적에는 양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감성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앞의 경우는 공학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연구하는 구조, 설비, 플래너의 역할이며, 뒤의 경우는 공학과 예술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측면을 종합하는 건축가의 역할입니다. 따라서 건축학과는 다른 공학과는 달리 이러한 서로 상반되는 직능을 한 학과에서 수용한다는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재능과 적성을 가진 사람이 건축학과에 지망하여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요? 흔히 건축을 하려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건축은 건물이라는 물체를 만들어야 하므로 이를 사전에 검토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못 그리는 것보다 잘 그리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건축이 그림 그리는 재능만으로는 다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능력은 그림 그리는 재능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건축은 그림 그리기가 아니니까요. 건축가가 되기 위한 일보다 더 중요한 소양은 다양한 물체를 결합하여 공간을 조직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건축가로서 갖추어야 할 재능으로는 자신이 얼마나 평상시에 사물을 잘 관찰하는가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상 앞에 놓인 전화기는 누구나 보며 삽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관찰력은 다르지요. 한번 시험해 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화기의 수화기에 몇 개의 버튼이 붙어 있는가? 수화기의 크기는 대략 얼마나 되는가? 안테나의 크기는 몇 센티미터나 되는가?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수화기를 더욱 손에 잡기 편하게 하려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들은 비록 간단하지만 이러한 관심과 관찰력은 건축을 해 나가는 데 매우 필요한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무언가 지금의 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와도 통합니다.


우수한 건축가는 건물의 설계를 부탁 받으면 그 건물의 기능이나 구조, 공간에 대하여 깊이 연구합니다. 유치원을 설계할 때면 어린 아이와 보모가 되어 건물의 구석구석을 걸어야 하고, 극장을 설계한다면 스스로가 관객이 되었다가 반대로 배우가 되어 무대 위에서 아래까지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조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건축을 지망하려는 사람에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활과 움직임을 공간과 형태와 함께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물음에 답해 보세요. 내가 매일 다니고 있는 동네 길 좌우에는 어떤 집들이 서 있는가? 어떤 건물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어디에 앉아 무슨 행동을 하는지 관심을 기울인 적이 있는가? 왜 사람들은 레스토랑 같은 곳에 들어가면 창가에 앉기를 원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관찰력과 관심은 건축가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적성입니다. 건축을 하려면 수학적인 재능과 인문적인 관심이 겸비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마지막으로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정답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더 좋은 답을 얻기 위해 시행착오를 계속 반복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는 ‘기질’이 있어야 합니다. 건축가는 건축을 설계할 때 트레이싱 페이퍼라는 반투명한 종이를 쓰고 그 위에다 자신의 생각을 굵직한 연필로 그리게 됩니다. 그러나 건축의 공간이나 형태는 단숨에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몇 번이고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건축가는 왜 이런 종이를 쓰는 것일까요? 그것은 그 종이 위에 새로운 트레이싱 페이퍼를 겹쳐 놓으면 조금 전에 그린 밑의 그림은 반쯤 비추어 보이고 반쯤은 안 보이는데, 이것은 건축가의 생각이란 이전의 생각을 바탕으로 부단히 새로운 것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이해가 그다지 잘 되지 않지요? 트레이싱 페이퍼라는 반투명한 종이를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마치 단서가 되는 나뭇가지 하나를 어디에선가 꺾어 와 어떤 때는 왼쪽에서 또 어떤 때는 오른쪽에서 흙을 조금씩 모아와 그 나뭇가지를 서게 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즐거워야 합니다. 건축설계란 한마디로 정답은 없으나 더 좋은 답을 찾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 답은 주어진 조건만 지키면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비집고 자신이 판단할 때 생기는 답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재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질’의 문제입니다. 이 군은 이런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또 하나. 대학의 건축학과에서 건축공학이 아닌 건축학교 교육인증을 받은 건축학 전공(5년제)을 졸업하고, 소정의 실무 기간을 거친 다음, 건축사 시험을 보아 합격해야 합니다. 그래야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여 건축가로서의 활동을 정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려면 한국의 건축사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 건축사는 미국의 정해진 주에서만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건축사, 네덜란드 건축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 해서 우리나라에서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것 또 하나. 그것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설계 수주를 활발하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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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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