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민 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김누리 교수 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오정민

안녕하세요. 두 번째 강연 너무나 잘 들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수구 보수 기독교 세력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질문부터 남기겠습니다.

1. 문재인 정권 그리고 수구에서 생각하는 진보(민주당, 정의당 외)의 정책들을 정말로 대한민국 공산화 전략의 큰 그림으로 볼 만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2. 그리고 독일과 같이 사회자본주의를 비롯해 복지정책이 잘 된 나라에서의 기독교는 어떤 형태로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기독교인이며 침례교단 소속의 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연령대가 있으신 교회 성도님들은 현재 진보세력을 빨갱이(공산주의자)로 낙인찍고 그 수장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련의 정책들(최저시급 인상, 복지정책 확대, 소수인권(여성, 성 소수자)정책, 북한과의 관계 전략, 공수처 설치 등)과 과거의 행보, 주변 인물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북한의 인권문제를 국내에서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북한을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 평화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을 남한 공산화 전략이라고 생각하더군요.

남한이 공산화되면 북한의 지금처럼 기독교가 굉장히 탄압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을 반대한다고 합니다.

독일은 어떠했나요? 종교개혁가 루터는 독일 사람이었지요. 현재의 독일은 교회건물이 클럽이나 펍으로 바뀔 정도로 기독교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어제 처음으로 메르켈 총리가 기독OO당이라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당명에 "기독"이란 단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이 독일과 우리가 근본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고요. 독일의 사례를 근거로 위의 질문에 답변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변 】 - 김누리 교수

1. 수구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모든 사람을 좌파라고 공격합니다. 그 말은 일면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들보다 더 우파이기는 불가능하니까요.

수구의 반공주의와 색깔론은 냉전체제에 기생하는 그들의 생존 조건에서 나온 것이지, 객관적 현실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냉전체제 해체가 시급한 이유는

수구의 생존 조건을 제거함으로써 그들을 자연 소멸토록 하고,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정상적인 정치지형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 독일 등 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 사회민주주의적 사회는 기독교의 '이웃사랑'의 정신, 유럽노동운동의 전통, 계몽사상을 3대 축으로 하여 생겨난 체제입니다.

독일의 근대 역사에서 보듯이 사회복지제도의 정착과 기독교의 쇠퇴는 대체로 정비례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사회적 역능의 쇠퇴는 기독교 이념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그것이 사회 속에서 구현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기독교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독교의 '이웃사랑'의 이념이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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