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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강 박한선 교수] 강연서님 질문 - 초경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2019-11-18 AM 10:47:38 조회 691

강연서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박한선 교수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강연서님


인상 깊은 강연 감사합니다.


강의 내용 중 초경이 빨라진 이유는 양육환경에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자가 있어야 늦춰진다는 말씀이 가슴에 꼭 박혔습니다. 단순 비만이나 식습관으로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이유라 생각했는데 고민이 깊어지네요.
맞벌이하고 할머니 양쪽 모두 떨어져 지내는 입장에서 ㅜㅜ 딸아이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받아들여야 할까요?
친족이 아니더라도 공동육아나 베이비시터의 유무도 초경에 영향을 주는 연구결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답변 】 - 박한선 교수


많은 워킹맘이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은 부모의 다 같은 마음입니다.


인류학자 웬다 트라바탄에 의하면, 성인 여성과 같이 지내면 초경이 늦어지고 성인 남성과 같이 지내면 초경이 당겨집니다. 아마도 페로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수십 년간 가정을 벗어나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전보다 초경이 더 앞당겨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임신 가능 나이의 성인 여성(주로 어머니)과 매일 자주 접촉하는 사춘기 이전의 소녀는 성인 여성의 페로몬에 의해서 초경이 늦어집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어머니는 주로 바깥에 있어서, 딸에게 그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역할도 아주 중요합니다. 인류학자 패트 드래퍼(Pat Draper)와 헨리 하펜딩(Henry Harpending)의 횡문화적 연구에 따르면 가족 구조, 특히 아버지의 존재가 딸의 성적 발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불성실한 아버지를 둔 딸은 남성을 양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보다 일찍 성관계하고 임신도 일찍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든든한 아버지와 같이 성장한 딸은 믿음직하고 괜찮은 배우자를 만날 때까지 임신을 미루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른 성관계는 이른 초경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생리적 반응으로 추정됩니다. 다시 말해서 친아버지와 오래 같이 살수록 초경이 지연되고, 유전적으로 관련이 없는 남성과 같이 살면 초경이 촉진되는 것입니다.


이는 맞벌이를 하는 부모나 싱글맘 혹은 싱글대디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돈을 벌어 안정적인 경제적인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빈곤은 이른 초경의 또 다른 원인입니다. 따라서 적절한 타협을 해야만 합니다.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와 복수의 공동 양육자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세대의 다양한 사람이 같이 육아를 하는 문화라면 어머니의 나이, 심지어 결혼 여부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농촌 지역의 소녀는 도시 지역의 소녀보다 늦은 초경을 보이는데, 이는 농촌 지역에는 아직 공동체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나 아버지의 부재, 경제적 빈곤, 도시 거주, 신체적 혹은 정신적 질병 등 초경을 앞당기는 여러 요인은 '정신 사회적 스트레스'라는 하나의 요인으로 요약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트레스가 적고 안정적인 환경을 반영하는 다양한 요인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풍족하고 따뜻한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워킹맘 혹은 전업맘의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워킹맘이 자식과 더 오랫동안 깊은 교감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느끼면서 소녀가 충분한 기간 소녀로서의 삶을 만끽하고, 성장과 발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최대한 장기간 출산 및 육아 휴직을 사용하고, 주말 및 휴가를 사용하여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가능하다면 양쪽 할머니의 지원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주일에 2~3회의 조모 양육은 할머니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모나 고모와도 자주 만나고, 사촌과 어울려 지낼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불가피하게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가능한 소수의 조력자가 장기간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신의학에는 'good enough mother'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적당히 좋은 어머니라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세계 최고의 어머니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적당한 수준의 어머니 역할, 조금 거친 표현을 하자면, 낙제하지 않는 수준의 양육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덧붙이면 저의 집도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따님에게 충분히 좋은 어머니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는 증거로 생각합니다.


본 내용은 <여성의 진화, 웬다 트라바탄, 2017, 에이도스>에서 참고, 발췌한 것입니다.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에서 자세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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