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요 메뉴 영역

본문 영역

차이나는 클라스
본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23/6/18 종영 |  https://tv.jtbc.co.kr/jtbclecture

강연자 답변 보기

[170강 정재찬 교수] 정재찬 교수님 질문있습니다

2020-08-31 PM 12:35:40 조회 706

【질문】 - 노*희 님


저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은 그들의 시를 해석하고 이해하지만 국어 교사는 아니지만, 초등학생들에게 윤동주를 알릴 때 그의 시 하나를 소개하고 시대상을 쉽게 이해시키고 싶은데 추천해주실 시는 어떤 시가 있을지요? 간단한 이유도 알려주시면 가르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답변】 - 정재찬 교수님


초등학생들에게는 동시가 적절해 보입니다. 윤동주는 훌륭한 동시도 많이 남겼습니다. 숭실중학교 시절부터 수준 높은 동시를 꾸준히 썼습니다. 필명을 동주(童舟)로 삼은 것이 예사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이죠. 그가 남긴 동시 중에는 <눈>이나 <참새>처럼 일상의 대상을 어린아이다운 엉뚱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순수한 동심을 담은 작품도 있지만, 시대의 아픔을 드러내며 은근히 보듬고자 하는 시편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윤동주가 19세이던 1936년에 썼다고 알려진 <오줌싸개 지도>(??가톨릭소년??, 1937.1)를 추천해 드립니다.


빨래줄에 걸어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 밤에 내 동생

오줌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간 아빠 계신

만주땅 지돈가?




【질문2】-성*제 님


선생님, 저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해보았는데요. 이육사 시인의 절정의 마지막 구절인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인가보다'를 저는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았습니다. 


겨울은 강철로 만들어져 절대 부서질수 없는 무지개다리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절대 부실 수 없는 다리가 아닐까요? 제 해석이 괜찮은 것인지 알려주세요.


【답변2】 - 정재찬 교수님


다른 해석이 아니라 같은 해석인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 한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육사에게 ‘무지개’는 ‘무지개다리’를 뜻했다. 전통적으로 볼 때 무지개는 천상에서 천사들이 밟고 건너다니던 존재인 것이다. 실제로 무지개다리는 서양의 ‘아치교’를 일컫는,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이기도 하다. 겨울이 없으면 봄도 없다. 봄에 이르려면 반드시 겨울을 건너야만 하듯이 겨울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추위와 어둠에서 따뜻함과 밝음의 세계로 이어주는 다리인 것이다. 그러니 겨울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갑게 맞이해야 할 대상으로 바뀌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위를 밟고 서기에 무지개는 아무래도 불안해 보인다. 무지개란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그러기에 시인은 확실히 오금을 박고 있다. 이 무지개다리는 아름답고 황홀할 뿐만 아니라 강철로 단단히 만들어진 것이라고, 확실하다고, 마음 놓고 믿고 밟고 건널 수 있다고 그 안전성과 신뢰도를 강조하는 것이다. 요컨대 겨울은 봄으로 곧 희망으로 건너가는 황홀하면서도 확실한 다리이다. 한강철교처럼 말이다. 그러니 절대 부서질 수 없는, 어느 누구도 부술 수 없는 다리라고 해석함도 타당한 것이지요.


-----------------------------------------------------------------------------------------------------------------------------

질문이 채택된 분께는 응모 시 기재된 연락처로 한 달 이내 상품이 발송될 예정입니다.


(배송 정보 오기재 및 받으시는 분의 부주의로 인해 반송된 경품은 재발송이 불가합니다.)

SHOPPING &amp; LIFE

하단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