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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답변 보기

[174강 조대호 교수] 질문있어요.

2020-09-21 PM 4:02:28 조회 386

【질문】 

동서양의 사고와 생활은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하는데 현재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조대호 교수님


네, 좋은 질문입니다. 저 역시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면서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얻은 것은 두 가지 대답입니다. 하나는 관찰의 정신, 다른 하나는 추리하는 태도입니다. 실용성의 측면에서 보면 19세기까지 중국과 동아시아의 문명은 서양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문명에는 실용성을 벗어나 오직 지적 호기심에 따라 이론적 연구에 몰두하는 태도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강의에서도 말했지만, 예를 들어 물고기나 새에 대한 연구가 중국에도 있었지만, 이런 연구는 모두 실용적인 목적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실용성에서 벗어나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그 관찰에서 발견의 기쁨을 누리는 정신적 태도가 서양 사람들이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배운 점이고, 그 점을 우리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노벨상 수상자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과학자들을 상대로 늘 하는 얘기이지요) 또 하나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배울 점은 주어진 문제를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고,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하고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옳은지, 어떤 것이 더 나은지를 따져보는 태도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일찍부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내고 이 의견들을 비교해서 판단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문화가 민주주의의 뿌리이고, 또 묻고 따지는 태도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동아시아에는, 이렇게 스스로 추리해서 판단하는 태도보다 하나의 지배적인 견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가 더 일반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황이 저마다 서로 다른데, ‘토사구팽’, ‘결초보은’ 등의 고사성어 한 마디로 모든 개별 상황을 똑같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데서 그런 태도가 나타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로남불’, ‘망부이천’처럼 없는 사자성어까지 만들어 내지 않습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이렇게 사태를 단순화해서 보는 태도를 비판합니다. 단순한 것은 단순하게, 복잡한 사태는 복잡하게 생각하는 훈련을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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