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요 메뉴 영역

본문 영역

차이나는 클라스
본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23/6/18 종영 |  https://tv.jtbc.co.kr/jtbclecture

강연자 답변 보기

[77강 김민형 교수] foodsj0216님 질문 - 연산과 사고력에...

2018-09-18 AM 10:07:34 조회 489

ID foodsj0216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김민형 교수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foodsj0216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강의 너무 잘 들었습니다.

저도 영유아 수학을 가르치는데.. 교수님 강의 중 사고력과 연산 중 연산에 치중했다는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대부분 영유아는 사고력과 개념이 선행되어야 그다음 연산을 드릴 하거나 반복해도 자연스럽게 받아드릴 수 있다. 고 늘 말했었는데.... 뭔가 방송에서의 의미는 영유아 초등에는 연산이 제일 중요한 것처럼 느껴져서요.

그 점이 너무 궁금합니다. 아니면 연산이 기본 개념과 사고력이 베이스가 된 연산의 의미였는지요? 일상이 수이고, 게임으로 발견하는 수학이 되려면 연산보다는 개념이지 않을까요?



【 답변 】 - 김민형 교수

네, 어려운 질문이고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전문 지식이 없습니다. 녹화할 때도 이 질문을 피해서 ‘양쪽 다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래도 어느 한쪽을 택하라는 압력에 못 이겨서 경험을 근거로 한 의견을 약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솔직히 ‘사고력을 가르친다.’의 개념은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상당히 복잡하고, 교육 단계, 또 각 학생의 성향에 따라서 접근법이 달라져야하겠지요. 그리고 사고력과 ‘연산’이 딱 분리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도 특정한 방법론의 효과를 따지기 쉽지 않습니다. 연산과 사고력을 구분할 때 의미하는 바를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체계적인 알고리즘의 (다분히 무의식적인) 정확한 실행’과 ‘원인과 원리에 대한 의식적인 고찰’일 것입니다.


그래서 핵심적인 문제를 달리 표현하면,


교육과정에서 ‘의식적인 고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 가


가 관건일 것입니다. 테니스를 배우는 것과 비교해 볼 까요? 잘하게 되기까지 모방과, 실험과, 반성과 의식적인 교정이 복잡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섞일 것입니다. 그런데 스윙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아주 자세한 원리 설명이 방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은 초보 단계일수록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교육에서 구체적인 사고법에 대해서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할 까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  몇 년 전 수학 동아에 실었던 글 중에 한 대목을 복사했습니다.


2009년 여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개최된 정수론학회 마감 만찬 도중의 일이다. 피에르 들리뉴 교수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학이 인생의 전부인 그에게는 장성한 두 딸이 있는데, 둘 다 수학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종종 수학 공부를 도와주곤 했지만, 어느 문제든지 적어도 세 가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습관이 있어 아이들이 꽤 괴로워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저 정답을 말해 주길 원했는데 말이다.


들리뉴 교수는 일생 동안 수학의 여러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한 사람이다. 그는 1978년 학자들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필즈상을 받았고, 2005년에는 자신의 출신지인 벨기에에서 후작 칭호를 받았다. 2013년에는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을 수상했다.


그는 프랑스 고등과학원에서 1970년부터 1984년까지 일하다가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고등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은퇴할 때까지 수학 연구에 매진했다. 따라서 그의 딸들은 완전히 미국 문화 속에서 자랐고, 지금도 미국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딸 모두 상당한 벨기에 애국자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벨기에를 방문하길 좋아했고, 지금도 틈만 나면 벨기에에서 휴가를 지낸다고 한다. 들리뉴 교수는 웃으면서 “제가 벨기에에 대해서는 세 가지로 다르게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저 자신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구체적인 설명은 비교적 자제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는 수학을 배우는 것과 언어를 배우는 과정 사이에 유사 점이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언어를 배울 때 의식적인 사고와 설명은 어쩌다가 한번 씩만 하는 것이 효율적이 아닐까요? 게임과 비교하셨으니 더욱 이점을 강조 할 만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습득하려면 게임의 원리를 많이 생각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제가 ‘사고력 교육’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이유가 하나는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간단한 수학적 개념에 대해서도 ‘어떻게 사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에  그다지 자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구조가 무엇이며 필요한 계산이 무엇인가는 수학의 전통이 알려주는 바가 많지만 각 개인이 그것을 습득하는 과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면이 많아서 ‘이렇게 생각해야한다’가 강압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질문이 채택된 분께는 응모 시 기재된 연락처로 한 달 이내 상품이 발송될 예정입니다.

(배송정보 오기재 및 받으시는 분의 부주의로 인해 반송된 경품은 재발송이 불가합니다.)

SHOPPING & LIFE

하단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