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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18 종영 |  https://tv.jtbc.co.kr/jtbcl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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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강 주영하 교수] Jay$$님 질문 -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음식

2019-01-01 PM 2:38:15 조회 734

ID Jay$$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주영하 교수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Jay$$님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차이나는 클라스 방송을 보며 아주 흥미로운 점이 많았으며, 교수님의 강연을 보면서 다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저의 지식이 조금이나마 해박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전공은 다르지만, 음식을 하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하는 대학생입니다.

전 보통 음식을 먹으면 흔히 유행하는 SNS 업로드하기 좋은 맛집이 아닌, 진정한 그 동네의 전통과 그 동네 사람들이 그 음식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생각합니다.

요새 말하는 로컬푸드에 열광하는 편인데, 그런 맛집을 찾아가면 그 음식을 먹고 그 감정에 몰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대학 생활을 하며, 본가를 떠나 타지 생활을 하다 보니 배달음식이 어쩔 수 없이 편해지네요.

치킨, 피자, 햄버거는 기본이고 한식, 닭발, 삼겹살, 순댓국, 김치찌개, 된장찌개, 내장탕, 닭볶음탕 등 모든 음식이 배달되는 이 시대에 배달음식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외국 음식인 피자의 배달조차 외국인들이 놀라는 우리나라의 배달문화.

우리나라의 최초 배달음식은 효종갱이라고 타 방송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새벽에 울리는 종이 울릴 때 먹는 국이라는 뜻의 효종갱.

그때 당시의 통금 해제를 의미하는 종이 울릴 때 먹는 국이라는 의미라 배웠습니다.

전 그래서 아직도 최초의 배달음식은 해장국(효종갱)이다!! 라고 당당히 말하는 중입니다.

우선 제가 궁금한 점은 우리나라의 최초 배달음식이 효종갱이 맞는지? 아니라면 어떤 음식이 우리나라의 최초 배달음식인지? 그리고 맞는다면 효종갱의 정확한 유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변 】 - 주영하 교수


먼저 제가 출연한 차클 92회를 시청해주시고 질문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효종갱(曉鍾羹)’에 관한 기록은 조선말 고종 때 공부를 시작한 최영년(1856∼1935)이 지은 《해동죽지(海東竹枝)》에 나옵니다. “광주(廣州, 지금의 경기도 광주) 성내(남한산성)에서는 이 국을 잘 끓인다. 배추속대·콩나물·송이버섯·표고버섯·쇠갈비·해삼·전복을 초장에 섞어 종일토록 푹 곤다. 밤에 이 국 항아리를 솜에 싸서 서울로 보내면 새벽종이 울릴 때는 재상집에 이른다. 국 항아리가 아직 따뜻하고 해장에 더없이 좋다.”고 적혀 있습니다. ‘효종’은 새벽에 서울 종각에서 치는 종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이나 당시의 문집이나 일기 등에는 ‘효종갱’ 관련 기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해동죽지》는 조선말, 대한제국 시기,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저자가 세간에 알려진 이야기를 적은 놓은 책입니다. 따라서 역사적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비록 그런 일이 있었겠지만 18-19세기 서울에 살았던 선비들의 잡기(雜記)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효종갱’이 당시 널리 행해졌던 풍속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20세기 이전, 민간의 실제 생활 모습은 단지 한두 사람의 기록만으로 매우 유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음식의 역사 연구가 어렵기도 하면서 유의해야 점입니다. 이른바 ‘카더라’는 식의 단편적인 기록을 두고 서울 사람들이 모두 행했던 일이라고 여기든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보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배달음식의 역사를 살필 때 가져야 할 학문적 자세는 ‘단순한 전달’인가 아니면 ‘소비자의 요청’인가를 구분하는 데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마치 택배처럼, 식재료나 음식을 가족이나 친척, 혹은 지인들에게 전달하는 관습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이것을 당시 용어로 ‘칭념(稱念)’이라 불렀습니다. 본디 ‘칭념’은 “무엇을 잊지 말고 잘 생각하여 달라고 부탁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불교 용어입니다만, 청탁을 빗대어 쓴 용어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 음식배달 대부분 이런 유형이었습니다. 19세기 말에 서울이 상업 도시도 재편성되면서 지금과 유사한 상업적인 음식배달이 생겼습니다. 제가 쓴 네이버의 <조선의 미식가들>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기원합니다. 주영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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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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