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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강 신병주 교수] 쉼터 님 질문 - 사도세자가 죽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2019-08-20 PM 3:01:15 조회 588


쉼터 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신병주 교수 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쉼터


교수님의 강의 너무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역사에 관련된 강의라 더욱더 재미있게 본 거 같습니다. 이번 주제인 나눌 수 없는 권력 왕과 아들을 보면서 바로 떠오른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여기서 질문 드립니다. 혹시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를 라이벌로 생각하여 노론을 등에 업고 왕이 된 자신을 노론을 배척한다는 이유로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인지.. 만약 사도세자를 죽이지 않고 왕위를 계승하였다면 역사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합니다. 끝으로 항상 재미와 감동을 주는 차이나는 클라스를 만들어 주시는 관계자분께 감사드립니다.


【 답변 】 - 신병주 교수


영조와 사도세자 갈등의 주요 원인을 노론과 소론의 대립이라는 당쟁사의 관점에서 찾는 견해도 일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영조의 사도세자 능력에 대한 회의와 사도세자가 후계자가 되었을 때 또 다른 연산군과 같은 왕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려한 영조의 정치적 결단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도세자는 영조가 42세 때 늦둥이로 태어나 2세에 세자로 책봉될 정도로 왕실의 기대를 받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학습 능력이 늦어서 영조를 실망하게 했습니다. 15세에 영조를 대신하여 대리청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한 정치력은 두 부자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켰습니다. 아버지 영조에 대한 공포심과 정신병, 극도의 스트레스가 원인인 된 살인 행각, 영조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다녀온 평안도행 등 여러 사건이 이어지면서, 영조는 적장자 원칙을 고수하여 사도세자 후계 구도로 갔다가는, 자신의 시대에 이룩한 정치, 경제, 문화적 성과들이 크게 무너질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조의 이례적인 장수도 사도세자의 희생에 중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수명이 왕위를 유지하는 가장 큰 조건이었던 왕조 시대에, 영조는 이례적인 장수(83세)를 했고 그만큼 재위 기간도 역대 최장(52년)이었습니다. 영조의 입장에서는 무능한 후계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보다 자신이 생존해 있는 한 최대의 성과를 보려 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늘 세자의 자리에만 있어야 하는 사도세자의 존재는 영조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영조에게 능력 있는 세손(후의 정조)의 존재라는 ‘확실한 대안’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당시 세손이었던 정조는 영조에게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고, 영조로서는 적장자라는 원칙보다는 세손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확실히 열어주려고 한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마치 태종이 양녕대군을 대신하여, ‘택현’이라는 논리로 세 번째 아들 충녕대군이 후계를 계승하도록 한 상황과도 그 흐름이 일치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가정이긴 하지만 사도세자가 왕위에 올랐다면 세자 시절의 전력을 볼 때 정조만큼의 정치를 수행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사도세자를 대신하여 영조가 선택한 정조가, 할아버지 영조와 함께 18세기 조선의 정치, 문화의 중흥을 꾀했으니 영조에서 정조로 이어지는 왕위 계승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결론적으로 조선의 왕위 계승에서는 적장자 세습이라는 원칙을 세우면서도, 정치적 상황이나 적장자의 능력 등 변수가 생길 때는 과감하게 변통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입니다. 조선전기와 조선 후기 최고의 왕 세종과 정조가 적장자가 아니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조선왕조의 왕위 계승에서 실용적인 면을 중시했다는 반증입니다. 철저하게 원칙에 충실할 것 같은 조선왕조의 최고 집권자들이 왕위 계승에서 변통을 취한 모습들을 통해, 조선 시대 정치사를 보다 역동적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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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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