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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3 2020년 7월 3일 종영
본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20/07/03 종영   https://tv.jtbc.co.kr/jtbc4singer3

시청 소감

취향과 경지의 경계에서

카카오 계정 비***** 2020-06-25 AM 4:06:02 조회 1200 추천 98



2015년 우리의 자랑스런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때 필립 앙트르몽은 10점 만점에 최하점인 1점을 주어 논란의 중심 인물이 되고 말았다. 이유인 즉 그의 라이벌이 조성진의 스승이었다는 것? (믿거나 말거나…)

예술 경연에서 흔히 채택하는 채점방식 중 최저점과 최고점은 빼고 다른 심위들의 점수만 반영해서 채점하는 관행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혹여 심위들의 사적 감정이나 개인의 취향에 의해 매겨진 점수가 참가자에게 불이익 당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의 비리나 불공평한 결과는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엄연한 채점 기준이 있음에도 심위의 횡포에 얼마나 많은 예술가 지망생들이 좌절 속에서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겠는가.

이번 팬텀싱어 시즌 3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보편성과 다양성이 대립되는 용어가 되고 만 이유에는 각 개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리라.  마땅한 일이다. 한 예로 마리아칼라스와 엘리자벳슈바르츠코프의 발성 스타일이과 음색이 다른 것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 그렇다고 그 둘 중 한 사람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자기 유사성이라 하지 않던가? 자신이 선호하는 것에 탄성을 질러대는 걸 두고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 일테니…. 

그렇지만 전문가로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경우는 달라야 한다.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자신이 선호하는 것에 촛점이 맟춰져서는 안된다. 참을 수 없는 개인적 선호도를 억제하고 객관적 근거에 의한 공정함과  일관된 다양성 존중 그리고 치우치지 않는 유연함을 가지고 먼 미래까지 아우르는 음악적 상상력을 견지하며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심사위원으로서의 자질이 아닐까? 더나아가 묻혀 있는 진주를 캐내는 자부심까지 확장 될 기회이기도 하다. 자신의 자리는 자신이 만든다 하지 않던가. 

참가자 각각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순간이기에 더욱...


이번 시즌엔 유독 자타가 인정할만한 예술적 경지에 올라 버린 참가자도 여럿 눈에 띈다. 그것이 타고난 재능이든, 갈고 닦아 연마한 결과물이든.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기에 충분할 만큼이었는데...

회를 더할수록 참가자 각각의 기량이 무대 위에서 불타올랐다. 천상의 하모니가 마이크를 타고 부유한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가창력과 숨죽이게 아름답고 우아한 하모니가 청중을 사로잡는다. 2,3,4중창의 울림이 허공을 가르며 짜릿하게 교차하고 융합되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향연에 취해 공감각으로 만끽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소름 돋는 위무의 시간이  청중에게 각인되어 갈 무렵 고개를 떨구고 위축되어 떠나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왜?


이미 정해진 밑그림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어차피 청중이 매긴 점수와 심위가 매기는 점수는 차이나기 마련이니까?

그러든 말든 심위들은 입맛 당기는 곳에 낙점을 찍었다! 점수의 높낮이는 중요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방기하고 말았다. 담합이었을까, 개취였을까? 그도저도 아니면 질투? 


이쯤해서 묻고 싶다. 자칭 전문가 연하는 심위들은 보편적 시선을 가진 청중들을 향해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릴 자격이 있다고 주장 할텐가? 그렇다면 적어도 취향을 넘어서 경지에 이른 참가자와 청중은 의식했어야 했다.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방향으로 곡해석을 하고 발성을 쓴다 해서 얼토당토 않은 심사평을 들이대며 참가자와 청중이 납득하기를 바랬단 말인가? 물오른 참가자를 배제하는 작태를 보는 시청자들을 눈앞에서 버젓이 기만할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겠지만 좀더 긴 호흡과 도량으로 그리고  예리한 음악적 예지력으로 평가했어야 했다.

오락성이라는 묘수로 진지하게 임했던 참가자와 청중을 설득하고 싶었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위험한 악수를 쓰고 말았다. 



이후 필립 앙트르몽은 조성진 수상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달했고 조성진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는 앙트르몽도 조성진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방증이 아니겠는가? 

전문가로서 심사위원의 위치에 오른 만큼 제대로 된 지성과 인격을 갖췄다면 경지에 올라선 재능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자신의 취향과 별개로 할 만큼의 소양 쯤은…  더 나아가 메이저급 무대를 누비는 잘 알려진 허명들을 가려내야 할 판에...

  • 조인스 계정 박***** 2020-06-25 10:43:46
    귀한 글을 더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는데
    이 글이 뒤로 밀려나서 묻히면 가끔씩 앞으로 옮겨 놓아도 괜찮을까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2020-06-25 10:41:45
  • 조인스 계정 박***** 2020-06-25 10:34:44
    스승의 라이벌...... 수많은 물음표를 던져보던중 제가 잠깐 생각해봤던 것이기도.
  • 삭제된 댓글 입니다. 2020-06-25 10:14:38
  • 조인스 계정 박***** 2020-06-25 09:57:21
    예리하고 좋은글 감사합니다. 청중을 무시한 개취심사를 할거면 그 엄중한 자리에 앉지 말아야겠죠. 또
    좁은 시장, 너무나 적은 무대에서 자신에게 위협이 될만한 사람은 거부하는 몸짓으로 심사를 하게 되고
    자신이 차지한 기득권에 전혀 도전하지 못할 사람에게는 과하게 아량이 생기는 사람도 자격이 없겠죠.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세심한 심사위원 구성도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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