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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실패 <부부의 세계> 최종회 후기...경찰도 법도 없는 '고산'

카카오 계정 n***** 2020-05-19 AM 1:41:26 조회 1807 추천 3

 https://blog.naver.com/hybridarts/221969564001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부부의세계 최종회를 지켜보면서 마지막에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었지만, 역시 아니었다. JTBC 측은 시청률이 중요한 게 아닌, 시청한 시청자들이 얼마나 그 시간대에 만족했느냐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이번 부부의 세계는 JTBC의 드라마에 심각한 신뢰감 저하를 가져온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글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일도 많아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이렇게 드라마 리뷰 쓸 여유가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나고 자화자찬할 것이 뻔한 드라마 관계자들에게 냉정한 말은 해줘야 할 거 같아 시간을 내어 몇 자 적는다. 


JTBC 부부의 세계는 김희애의 옷만 보였던 드라마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연극판에 활동했던 배우들의 연기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특히 제일 부실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는 채국희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 배우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것을 조언한다.    


특히 여러 번 지적했지만, 작가의 능력이 너무 떨어졌다.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리서치가 부족한 건지, 경험이 부족한 것인지, 게으른 것인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다. 어떻게 탄탄한 원작이 있는데, 그거 조자 제대로 소화를 못 했을까 싶다. 


드라마에서 제일 거슬렸던 부분이 "우리나라에는 법도 없고 경찰도 없다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처럼 CCTV 잘 되어 있고 신고하면 경찰 바로 출동하는 안전한 나라가 어디있단 말인가. 


먼저 김희애와 아들 준영은 다시 고산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누군가 김희애의 뒤를 쫓는 것 같은 감이 든다. 김희애는 뒤를 자꾸 돌아다본다. 


모든 것을 정리하려고 휴대폰의 사진도 지워버리고 종이 사진도 찢어 쓰레기봉투에 버린다. 

그런데 어느 날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꺼내 보는데 찢어 버렸던 사진이 다시 붙여진 채 배달된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누군가 쓰레기봉투를 뒤졌다고 추론할 수 있고 이태오가 고산에 있고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김희애는 바로 집 앞 CCTV를 확인해야 한다. 누가 자신의 쓰레기봉투를 가져갔는지 범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이는 분명 스토킹이다. 


아들인 준영이도 이를 알고 다시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그런데 김희애는 이태오가 자신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걸 알면서 "이태오를 고산에서 봤다"는 얘기를 친구들을 통해서 듣는다. 뭔 이런 부조화가 다 있는가. 


그리고 김희애와 이태오는 엄연히 법적으로 남남이다. 양육권도 김희애가 가지고 있다. 아무리 이태오가 준영이의 아버지라고 하지만 법적으로 접근을 못 하게 하는 법이 있을 것이다. 자식을 만나는 것도 정해져 있고 몇 미터 이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법도 있을 것이다. 자기를 뒤쫓고 쓰레기봉투를 뒤지며, 이상한 우편물을 보냈는데 그걸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게 너무 현실적이지 않다. 


또 이웃의 손제혁과 고예림의 재결합 축하 저녁 식사자리도 전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과거 김희애는 손제혁과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던가. 그 의도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런데 그들의 재결합에 김희애가 있고 준영이까지 함께 있다니...이걸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유교걸은 너무 거북스러워 못봐주겠다"는 것다. 


준영이가 집에 혼자 있는데 벨이 울리고 이태오가 준영이를 데리고 간다. 이건 엄연히 청소년 납치사건이다. 그런데 김희애는 이태오에게 어디냐고 안심시키려고 한다. 김희애가 더 괴로워한다. 김희애는 바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왜 이태오가 있는 먼 곳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혼자서 찾아간단 말인가. 


준영이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사리 분별이 있고 힘도 왕성한 청소년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가자고 휴대폰도 놔두고 집을 나선다고? 어머니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한 준영이가 아버지가 벨을 누른다고 문을 열어주고 순순히 같이 따라갔다고? 준영이는 문밖에 아버지가 있더라도 문을 열어줘서는 안 되고 집에 들어오려고 하면 주거 침입죄로 신고했어야 했다. 


이태오가 준영에게 말한 대사도 가관이었다. "나도 어릴 때 아버지가 안 계셨어. 준영이에게만은 그런 나의 삶을 대물림하기 싫었어" 아마 이런 대사였을 것이다. 아니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바람을 피웠다고? 바람도 그냥 핀 게 아니라 재혼까지 하면서 딸까지 낳지 않았던가. 아버지 없는 아들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던 아버지가 사람들 많이 모인 파티장에서 바람피우는 여자와 손을 잡고 애정행각을 했다고? 


이건 아니지 않은가. 이태오가 낳은 또 다른 자식인 제니는 어찌되는건가. 이태오는 제니 생각은 하는 건가? 

김희애가 이태오를 타이르기 위해 식사자리로 간 것도 코미디였다. 이태오의 대사 중에 "나도 당신을 용서할 테니 당신도 날 용서해줘.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이게 뭔 말인가. 유치해서 들어줄 수가 없다. 이태오는 바보인가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인가.  대사도 어찌나 유치하던지.


이태오가 뭘 용서한다는 건지. 뭘 또 새롭게 시작하자는 건지. 듣는 김희애는 웃어야 하지 않았을까. 같이 식사를 할 게 아니라 경찰서를 함께 갔었어야 했다. 


드라마를 보면 이들이 이혼을 한 게 맞나 싶을 정도다. 법적으로 이혼한 게 맞는데 왜 이리 구질구질하게 얽혀 있다는 말인가. 김희애는 왜 힘들어하는지 알 수가 없다. 모든 걸 법과 원칙에 따라 하면 되지 않나. 자식을 납치해간 범죄자를 타일러서 밥을 사주고, 또다시 결합하자는 황당한 말을 듣다니. 


이태오가 차 사고를 당할 뻔했을 때 김희애가 달려간 건 이해한다. 그러나 김희애는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면 그냥 돌아서서 갔어야 했다. 왜 이태오를 끌어안고 나온단 말인가. 멜로드라마같지만 차라리 이태오가 여기서 차 사고가 나서 죽는 걸로 결론을 내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이를 본 준영이는 도망치듯 가출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아들을 사랑하는 김희애와 이태오는 아들을 찾지 못하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바로 실종신고를 하고 아이를 찾아야지. 드라마에서는 경찰 신고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한 달간 아이를 못 찾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휴대폰도 없이 돈 한 푼 없이 아들이 집을 나갔는데 김희애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청소년이 가출하면 취직을 할 수 있나 친구 집에서 지낼 수가 있나?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아들이 가출했는데 마냥 기다리는 엄마 김희애 너무 이해 불가다.
 
전 처를 그렇게 스토킹하던 이태오도 김희애는 어디 있는지 잘 찾아내면서, 아들이 어디 있는지는 못 찾는다 말인가?

김희애도 이태오가 잘 살길 바라고 떠나길 바랬다면 여다경에게 이태오와 잤다는 말을 하면 안되었다. 이태오의 실체에 대해 왜 여다경에게 다 말해주는가. 둘 사이를 갈라서게 한 단초를 제공한 것이 김희애다. 그런데 김희애는 이태오가 없어져버렸음 좋겠다고 생각하고, 힘들어하고.  


부부의 세계를 보면서 드라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드라마를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는 참 대단하다. 기원전 그리스 시대부터 드라마는 있었다.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게 드라마인 거 같다. 부부의 세계를 보며 내가 드라마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차라리 과거 <사랑과 진실>이라는 드라마가 훨씬 깊은 공감대와 감동을 줬다고 생각한다. 2년간 시청자들의 기대와 사랑을 한몸에 받은 사랑과 진실은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드라마다. 특히 '핏줄'과 '권선징악'이 이 드라마에는 녹아 있었다.


인기있는 드라마는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부부의 세계는 영국 드라마가 원작이어서 그런지 우리와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다. 


다시는 드라마에 시간을 쓰고 싶지 않다. 특히 JTBC 드라마는 보지 않으리.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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