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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 목해원 박민영의 사진
    목해원 박민영 여 / 28세 / 무직

    "난 오해라는 말 싫어. 그 말은 좀 비겁하지 않니?”

     

    모난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해원은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온 게 있다면 어릴 때부터 첼로를 연주했다는 것 정도. 그 덕에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평균치의 평범함을 유지했던 해원인데 그런 그녀의 18세,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해원의 인생이 조금 달라졌다.

     

    엄마는 아버지 죽음에 대한 과실치사로 7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갔고 해원은 이모와 함께 할머니가 사는 북현리로 내려왔다. 가족을 한꺼번에 잃고 시골로 내려와 처음 사귄 친구는 그녀의 비밀을 다른 친구들에게 떠벌렸으며 서울의 대학에 가긴 했지만 거기엔 그녀만큼 첼로를 잘 켜는 친구들이 넘쳐났다. 첫 직장으로 들어간 교습소에선 원장부터 학생까지 그녀를 인격적으로 모독했고 그렇게 해원은 마음을 잔뜩 다친 채 다시 북현리로 돌아왔다.

     

    마음을 다친 해원이 선택한 건 마음을 치유하는 일이 아니었다. 더는 다치지 않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차가운 벽돌로 마음의 벽을 꼼꼼히 메우게 된 것.

     

    친절을 오해하지 않고, 미소를 믿지 않으며 선의를 부담스러워하고 호의는 경계하기로 한 것.

     

    그렇게 받는 마음, 주는 마음 없이 철저히 혼자임을 선택한 해원은 이제 엉엉 울고 싶어도 전혀 울지 않게 되었고 하고픈 말이 많아도 꿀꺽꿀꺽 속으로 삼키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차갑디 차가워진 그녀에게 다가온 건, 다름 아닌 은섭.

     

    “거기서 멈추고 더 이상 다가오지 마세요.” 크게 손을 뻗어 두르는 해원에게 은섭은 다른 무례한 사람들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선 밖에 서서 "안녕.”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물을 뿐.

     

    따뜻한 얼굴을 가졌지만 마음은 언제나 추운 날의 윗목 같았던 행복을 믿고 싶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자신의 곁엔 없었던 그래서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이를 테면 내 바로 옆에 있었는데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뿐이라는 들뜬 말은 싫어하기로 해버린, “추워도 괜찮은데요.” 새침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어디든 들어가 몸을 데우고 싶었던 해원이

     

    나 좀 제발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붙잡고 애원하고 싶었지만 한 번도 그런 말은 해본 적 없던 해원이 아주 조심스럽게 은섭에게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가까이 닿은 은섭은 따뜻했다. 특히 손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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