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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18 종영 |  https://tv.jtbc.co.kr/jtbclecture

강연자 답변 보기

[191회 시청자질문] 선생님 질문있습니다!

2021-01-25 PM 4:37:27 조회 550

[r******1 님 질문]

안녕하세요 이재담 교수님. 재미있는 의학발달사에 대한 이야기와 COVID 시대에 우리에게 주는 교훈 잘 들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현재 의학의 주류가 서양의학이다 보니 강의에서 서양의학 발달사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혹시 동서양의 교류가 있었던 만큼 동양의학이 의학발전에 영향을 준 사례는 없을까요?


제가 말씀드린 동양의학은 꼭 한의학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예를 들자면 오상진씨가 언급한 이슬람 문화권의 이븐 시나와 같은 의사들이 전 세계 의학발전에 영향을 준 사례는 없을까요?


서양의학이 아니더라도 여러 문헌에는 상당한 해부학 지식이나 병에 대한 치료법이 다른 문화권에도 있었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문화적으로도 교류가 있었던 만큼 의학발전에 영향을 주고받은 사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이재담 교수님 답변]

 우선 강의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중세에는 동양의학, 특히 이슬람 의학이 유럽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의학사에서는 서양 중세의학을 세 단계로 구분하는데 초기의 수도원의학, 중기의 아랍의학, 후기의 스콜라의학이 그것입니다.


 초기 수도원의학이란 성직자들이 그리스 책을 라틴어로 발췌, 편집해 가르치던 시대로 승려들이 의학을 주도하였습니다. 중기의 아랍의학 시대에는 예전의 히포크라테스나 갈레노스가 저술한 그리스 의학책들을 번역하여 발전시키고 있던 아랍의 의학 서적들이 스페인과 아프리카 북부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지역의 접경 도시들, 특히 살레르노와 몬테카시노 수도원, 톨레도 등에서 라틴어로 유럽에 번역 전파되었습니다.


 아랍의학의 저자들 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라제스라는 의사와 이븐 시나라는 의사입니다. 특히 이븐 시나의 ‘의학 규범(Canon)’은 히포크라테스의 ‘격언집’을 정리한 ‘아티셀라’라는 책과 함께 중세 서양의학의 교과서로 쓰였습니다.


 이런 연유로 중세에는 동양이 서양보다 의학 선진국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고 그리스어를 할 수 있는 학자들이 유럽으로 옮겨오게 되자 유럽의 지식인들이 그리스 의학책을 직접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리스의 학문을 직접 공부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난 때가 르네상스 시대입니다. 그 결과 아랍의 지식 대부분이 실은 예전 그리스의 학문에 뿌리를 둔 것이라는 것을 유럽인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강의에서는 생략하였지만, 혈액순환을 처음 이야기한 사람도 실은 아비센나, 즉 이븐 시나라고 합니다. 알코올, 알칼리 같은 접두어 ‘알’이 붙는 의학용어는 대개 이슬람에서 전파된 것입니다. 또 중세에 서양 의사들이 맥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실은 동양의학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후대의 일이기는 합니다만 중국에서 시작된 인두접종법이 터키를 통해 영국으로 전파된 것도 서양 사회에 미친 동양의학의 영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간략하지만 이 정도로 답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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