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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회 조병영 교수] 조병영 교수님께 질문 있습니다!

2022-03-14 PM 3:46:00 조회 3584

[전*옥 시청자님의 질문]


Q. 요즘 유행하는 오디오북은 문해력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조병영 교수님 답변] 


A. 오디오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문해력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첫째, 처음 글자를 깨치고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읽기 유창성을 훈련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읽기 유창성이란 단어와 문장을 (1) ‘적절한 속도(빨리만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의미를 이해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는 속도가 좋습니다.)’로 (2) ‘정확하게(철자, 단어, 문장을 정확하게 읽어야 의미 이해에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음‘을 ’미움‘이라고 읽으면 의미 이해가 원래 글과는 완전히 달라지겠지요,), (3) ’의미를 살려 표현적‘(강세, 억양 등을 살려 표현력 있게 읽는다는 것은 문장의 기본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으로 소리 내어 읽는 능력입니다. 아이가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책을 함께 읽으면 눈으로 보이는 글자와 단어가 어떻게 소리 나는지 서로 대응해 가면서 읽게 됩니다. 일종의 좋은 독자가 읽는 법을 듣고 보면서 따라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둘째, 문해력에는 글자로 표현된 책을 직접 읽는 것이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언제 어디서나 늘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독서의 폭을 넓힐 수도 있습니다.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자신이 원래 알고 있던 배경 지식(언어적 지식, 어휘 지식, 사회적 지식, 주제 지식, 글 지식, 세상 지식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읽는 것이기에, 많이 알면 잘 읽을 수 있게 되는 원리가 적용됩니다. 그러니 상황에 따라 오디오북으로 책을 접하는 일은 그 책에 담긴 정보와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에, 청해 능력(듣고 이해하는 능력)과 배경 지식을 동시에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의 효과는 사실 어른들에게도 적용됩니다. 미국같이 땅 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서는 멀리 운전 여행을 갈 때 잊지 않고 도서관에서 CD로 된 오디오북을 챙겨가는 문화가 있습니다(요즘엔 스마트폰 앱으로 다운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장거리 여행할 때, 꽉 막힌 러시아워 대도시에서 운전할 때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오디오북을 듣는 것 또한 꽤 괜찮은 일일 것 같습니다(졸음운전만 주의한다면요!). 한가한 주말에 소파에 누워서 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오디오북 만으로 궁극적으로 문해력을 증진시킬 수는 없습니다. 추상적인 글자를 해독하여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은 음성 언어를 듣고 이해하는 청해력에 비해 더욱 복잡한 인지적 과정을 요구합니다. 그런 인지적 과정을 꾸준하고 깊게 경험하는 것이 문해력을 키우는 지름길이겠지요. 문해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책을 읽고 그것으로 대화하면서 깊게 생각하고 사유하는 것이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더욱 효과적입니다. 그러니 오디오북은 보조적인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아이를 위해 좋은 책을 빌릴 때, 좋은 오디오북도 함께 빌려보세요. 아이에게도 조금 새로운 독서 생활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서*훈 시청자님의 질문]


Q. 현대 사회에 있어 난독증에 대한 얘기도 많고 문해력에 대해서 화두가 되고 있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난독증을 해결하고 난독증에 걸린 사람들을 이해하며 공존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과 전문적인 과정 및 방법이 궁금합니다!


[조병영 교수님 답변] 


A.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글을 읽지 못하거나 읽어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 또는 타인을 두고서 ‘난독증 아냐?’라며 쉽게 자책 또는 질책을 합니다. 그런데 난독증은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만만하게 아무 경우에나 사용할 수 있는 말은 아닙니다. 난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서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좀 더 포용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사회적, 정서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해 주신 것처럼, 난독 증상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함께 산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으로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먼저, 난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난독(dyslexia)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뇌와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이유로 인해 글자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독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즉, 뇌에서 글자라는 추상적 시각 정보를 지각하여 그것을 소리 및 의미 정보와 결합시켜 이해하는 과정이 단어를 읽는 과정인데, 난독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뇌의 일들이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수행됩니다. 따라서 “난독증”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특정 부위의 뇌가 다치지 않는 한, 마치 질병처럼 후천적으로 “걸리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유전적 조건에 의해서 “타고나는 것” 또는 “다름”이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다름”이 “틀림”이나 “나쁨”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둘째, 난독의 원인과 영향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뇌를 통해서 글읽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난독이 되는 경우를 다음의 네 가지로 말합니다. (1) 독자의 뇌에서 글자, 소리, 의미를 처리하는 여러 부분들이 작동하는데 그 중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 (2) 뇌의 각 부분에서 문제는 없으나 그 활성화 정도(자동화)가 느린 경우, (3) 여러 뇌의 부분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4) 난독이 없는 사람들과는 달리 글자와 단어를 처리할 때에 뇌의 다른 부분을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난독은 유전적인 요인이 크며, 일반 지능과는 상관관계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경우(레오나르도 다빈치나 토마스 에디슨도 난독이었다고 함!)엔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보기도 합니다만(좀 더 연구가 더 필요한 분야!). 그러므로 난독은 문자 언어를 읽는 데 관련되는 일종의 학습 장애이나 그 원인을 개인의 지능(공부 머리)이나 노력 여하(게으름)로 돌릴 근거가 희박합니다. 난독이라고 공부를 못하거나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


셋째, 난독의 진단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난독의 비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어린 아이들 경우에 글자의 시각적 형태와 그 소릿값을 대응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기도 하며, 이 아이들의 경우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읽기 발달 속도가 더디기도 합니다. 하지만, 읽기 발달이 부진한 아이들 중에 실제 난독인 경우는 극히 일부입니다. 글자를 정확하게 또는 유창하게 읽지 못한다는 일종의 “결과와 현상”을 가지고서 난독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전문가의 보다 정밀한 관찰과 진단을 통해서 난독 여부가 판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부 교육자들 중에도 난독 진단의 기준을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광범위하게 설정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 실제 난독이 아닌 아이들이 난독이라는 사회적 꼬리표를 달게 되어 오히려 그들의 학습 동기와 정체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자녀나 주변의 아이들이 글을 능숙하게 읽지 못한다고 해서 “너 난독이니? 난독인가봐 어떻게 하지?”와 같은 말을 쉽게 하지는 마세요. 아이들 마음에 원치 않는 상처가 남을 수 있습니다.


넷째, 가장 중요하게는 난독도 대부분의 경우 교육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난독이 있는 사람들(특히 어린 아이들)도 조기에 진단하여 꾸준하고 집중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미국 리터러시연구학회(Literacy Research Association)의 보고서에 의하면 난독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문자 해독 능력 및 초기 문해력에 대한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수업을 제공할 때(주로 개별화된 1대1 수업) 시간과 노력은 비록 많이 들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일반인들의 학습 속도를 따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원리는 사실 간단합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심각한 손상이 아니라면 글 읽는 뇌 역시도 반복 노출과 훈련 및 지도를 통해서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지원청에서 우리 아이들의 난독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책과 지원시스템을 만들어서 이런 아이들에게 좀 더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다각도로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성인들을 위한 공공 영역에서의 체계적인 지원책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사적 영역에서 난독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방법과 제안들이 어느 정도의 과학적 신빙성과 교육적 효과성을 갖추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난독의 문제, 조금 넓게는 여러 가지 개인적, 환경적 이유에서 초기문해력이 더디게 발달하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전문성과 실질적 도구 등을 개발하는 데에 국가가 좀 더 신경 쓰고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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