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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9 종영 https://tv.jtbc.co.kr/pretty 

시청 소감

리뷰) 그립고 또 그립다.

카카오 계정 김***** 2018-05-25 PM 7:33:19 조회 1549 추천 15

 

인생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첨엔 누구나 그랬듯 넘나 이쁜 커플의 꽁냥꽁냥 로맨틱 드라마인줄 알았다 

(설렘폭발의 초반 씬들에 끌려 티비 앞에 앉아 내려갈줄 모르는 광대와 함께 이 드라마에 빠진 나같은 여자가 어디 한둘이었나) 

근데 이작품은 그 유명한 안판석 사단의 작품이었다는 거!! 

여기저기 이분의 작품에 대한 명성(?)을 종합해보면 절대 그렇게 이쁜 사랑얘기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는 예상은 했다만.


정말이지. 이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친절함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연출을 보여준다. 중요한 씬에서의 노 클로즈업. 어? 이건 왜그랬던 거지? 하는 수많은 물음에 대한 나레이션도 없다. 반사판없는 실내씬이라던가. 풀샷으로만 보여주는 대화라던가. 나노 단위 다시보기로만 알수 있던 눈물이라던가.엔지라고 볼수 있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런데 나에겐, 

어쩌면 이런 불친절한 (시청자들의 채널을 돌리게 할) 연출은“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 어딘가에 있을 둘의 사랑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했다. 제작진과 주인공들이 인터뷰에서 “시청률”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는 말이 정말이지 맞았다. 시청률을 생각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 

(이미 작년 10월에 완성된 대본이었다 해도 말이다 )작감은 누구의 말처럼 이쁘고 마냥 좋기만 한 100일의 연애에만 빠진 관객따위는 철저하게 무시해 버린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선 빠질수 없는 

그 삼각관계 서브캐릭터 하나없이 오로지 둘의 연애이야기가 다인 멜로드라마. 해외 로케나 빠짐없이, 의례껏 등장하는 공항이별씬도 없이. 끝날때쯤 주인공 주변인들을 엮어주는 보너스 하나 없는 드라마. 

무엇보다 다른 드라마들과 다르게 , 주인공의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작가는 연이어 보여준다. 데이트폭력에 스토커스러운 전 남친 차에 타고, 몰래 선을 보고.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은뒤 하는 어이없는 행동까지. 

(거의 막판에 이르렀을때 계속되는 진아의 거짓말은 나역시도 후회하게 만들었으니. ) 

그런데 돌이켜 이 드라마를 모두 보고 났을때 그것역시 작감이 의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에 있어서 사랑에 있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해왔을까? 내가 그때 왜 그랬지? 하는 후회를 얼마나 했을지. 세상 어떤 연인도 서로에게 완벽할수는 없고. 준희와 진아역시 그랬을것이다. 준희도 진아도 영혼을 흔들게 한 사랑에 미숙했다. 미숙했기에 공감했고 둘의 사랑이 허구가 아닌 실제라 느낄수 있었던 거.

 어쩌면 작가는 자신도 이해할 수없던 지난 사랑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후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작감은 무조건 용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진아 없이 못사는 준희에게 (시청자들이) 닥빙하게 만들고 계속되는 진아의 경솔한 행동에 화가 나게 만든다. 15화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는 밥사주던 예쁜누나 진아를 보는 준희의 시선에 놓여진다. (누구는 제목부터 진아는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본것이다 라 했는데 나는 이말에 무릎을 탁!) 



진아는 “너 하나면 돼”라는 대사처럼 준희의 존재만으로도 그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일어설수 있다고 했지만. 준희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존재로서의 자신이 아닌 주변의 모든 것을 해결해줄수있는 길로 둘이 함께 떠나는 선택을 한다. 

둘이 끝을 향해 갈때, 마지막 포옹을 하고서 뒤돌아서는 준희와. 방안에서 우는 씬. 이것이 마지막이었음을 그 둘과 시청자는 이제야. 그둘의 이별은 어쩔수 없을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15화 마지막. 그 문제의 결혼식 장면. 새남친의 등장! 이것은 정말. (지금생각하면 이해되긴 하나,작감이 고심하였다는 가정하에) 지금까지 준희에 닥빙하며 진아를 이해해보려 애쓴 시청자에게 빅엿을 안겨주며 성장드라마라 하던 작감에게 욕을 한바탕 내뱉고 싶을 충격을 주고. 이 드라마로 인해 현망진창이었던 나로서는 처음 후회하게 만든 순간이기도 했다. 


15화를 보고 쓴 내 리뷰를 보면 ㅜㅜ (그때의 나의 감정이 어땠는지 분노를 넘어서 비참하기까지한) 뚝심있는 작감이 원망스럽기까지. 


그리고 마지막회를 맞이한 그날!!! 어떤 결말도 용서할수 없다던 비장함이 가득했던 그날.


16회를 보는 내내 정말이지 펑펑 울었다. 

이 드라마팬들이 얘기하는 마법과도 같은 16회에서 진아는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고. 그렇게 용서못할 결혼식 장면에서. 지금까지 준희의 눈에서 봤던 드라마를 한순간에 진아에게 닥빙하게 만든다.


하다못해”3년뒤”라는 자막조차 없는 재회는. 사실 그동안의 둘은 시간이 멈쳐있었고 준희없는 진아. 진아없는 준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작감은 오로지 그둘이 나누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그 3년을 짐작하게만 만든다.

진아가 홀로남아 얼마나 힘들었을지. 진아없는 준희의 삶은 어땠을지이해할수 없던 그 둘을 보는 시청자는 이제야 그둘을 토닥하고 싶어진다. 무너뜨린 진아의 감정선을 잠감은 마지막회에서야 마법처럼 보여주고. 진아를 버렸던 준희가 다시 붙잡아주길 기대하게 만든다 (그전까진. 차라리 준희가 제 갈길 가길 바랐던 팬들이 많았던) 

삼년이란 시간이 흘렀어도 그들은 여전히 함께 시간속에 있었기에 시간이 흘렀음에도 다시 사랑할수 밖에 없다. 

진아는 준희가 떠나가도 준희때문에 시작한 변화를 꿋꿋이 이겨내며 살아갔고 그리고 그 일생에 한번 뿐인 인연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그둘은 3년전에야 했어야 할 싸움을 서로에게 해야할 말을 쏟아낸다 (이 씬 진짜 애정함 ㅜ) 


그리고 제주도에서의 재회!!!!! 

늘 타이밍에서 한 발짝 늦었던 준희. 그 둘은 이제 더이상 서로에게 미안해하지도. 주변의 시선, 무거운 의무감을 갖을 필요도 없는 주체로서 서로에게 대등한 한 연인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들마를 보는 내내 예상한 궁예중 

“헤어진후 마지막회에 10분전에 다시 만남”이라는 최악의 결말 보다도 더한 “5분전 만남”이라는 결말이었지만. 

16회 내내 그둘의 사랑이 그대로 전해져 최악의 결말을 받아들일수 있게 되었다. (나란뇨자 호구중에 상호구) 


이렇게 여운이 남는 드라마가 있었나. 드라마틱한 요소 극적인 요소 없이. 강하게 남는 이 여운. 

내가 이제껏 인생드라마라 여긴 어떤 드라마의 감동보다도 더 하다.

그 둘의 사랑을 지켜보던 내가 왜 이런 실연 재회의 아픔과 감동을 그대로 온전히 온맘 가득 담고 있는 것인지. 

몇번이고 복습을 하면서도 다시금 펑펑울고. 

이제는 가만히 있어도 그들을 떠올리면 눈물이 고인다. 

어딘가에서 예쁜 사랑을 하고 있는 그들을 떠올리면 미소가 번진다. 

그들이 그립고 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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