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러를 보며, 24년전 배낭여행일기를 다시 꺼내어 보았습니다.
최창수 PD님을 비롯한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류준열 배우님, 친절하고 따뜻한 이제훈 배우님, 그리고 두 여성 여행작가님들이 함께 만들어주신 “트래블러!”, 제 인생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종영이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JTBC 홈페이지를 많이 돌아다녔는데, 시청소감 쓰는 곳을 이제야 찾게되어 뒤늦은 감사후기 올립니다.^^
트래블러를 보며, 24년전 배낭여행일기를 다시 꺼내어 보았습니다.
“맞아, 저랬었지 ....” 하면서요.
대학시절 떠난 21일간의 유럽여행. 각오는 대단했으나 배낭여행은 만만치 않았던 거 같았습니다.
죙일 버스, 숙소, 식당 등을 찾아다니느라 정작 많은 일정은 갖지 못했던, 엄청 걸어다녔던, 실수와 황당함의 연속이었던... 하지만 너무나 눈부시고 행복했던 그 시절 기억이...“배낭멘혼돈의여행자 트래블러”를 보며 떠올랐습니다.
트래블러 제작발표회에서 실제 여행을 하면서 겪게 되는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최창수 PD님의 프로그램 의도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다른 여행프로그램과 달리 사전에 설정이나 섭외도 거의 배제된 듯하고 두 트래블러가 현지에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며 겪게 되는 모든 경험과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왔습니다.
오기로 한 택시가 사라졌을때 황당함, 어두워지는데 숙소를 잡지 못할때의 초조함, 거스름 돈을 안 받았는데 달라고 해야하나?..무거운 배낭메고 뛰어가 버스에 올랐을때의 안도감...... 낯선곳에서의 망설임, 초조함, 황당함, 여유로움...사소하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감정의 단편들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예능프로그램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두 배우들의 연습되지 않은 솔직한 모습들도 너무나 친밀하게 느껴졌습니다. 여행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류준열씨와 세상 다정한 이제훈씨 두분이 너무 잘 어울리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어요..특히 류준열씨는 영어도 익숙하시고 사람들과의 대화도 너무 자연스러우신게 여행을 많이 해보신듯 하십니다. 두 배우님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한줄 한줄이 시 같았던 나래이션의 멘트들, 두 배우분들의 맛깔나는 나래이션, 영화같이 아름다운 영상....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진 느낌이었고, 특히 음악.....남미 쿠바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 새로운 음악들이 상황에 맞게 삽입되어 쿠바여행을 더욱 실감나게 해준거 같습니다. 여행작가님들, 촬영감독님, 음악감독님의 섬세한 노고가 느껴졌습니다.
훌쩍 배낭여행을 다녀온 그 시간으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
전 아내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패키지 ‘관광’은 몇 번 가봤지만, 학창시절의 ‘배낭여행’은 꿈도 꿀수 없는 상황이죠.. 매주 목요일, 설거지와 다음날 아침식사, 출근준비까지 마치고 밤 11시에 여유롭게 보는 ‘트래블러’는 제 일상의 새로운 배낭여행이었습니다. 10회의 짧은 방송분으로 너무나 아쉬웠지만 ‘트래블러 시즌2’를 만들어 주시리라 믿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바쁜일상에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해준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셔서 트래블러 제작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